연시조
오월의 빈자리
/장영은
발코니 화분에서 자라는 오이 몇 개
바라보던 엄마는 아이처럼 웃으셨다
키모로 빠진 머리 동자승 같다 하시며
당신의 우상이던 큰 딸을 남겨두고
칠순의 어머니가 떠나신 지 이십칠 년
해마다 오월이 되면 먹먹한 생일 밥상
어머니 며칠 전에 영화 한 편 보았지요
어릴 적 기억으로 가득 찬 추억들이
한 순간 소환이 되는 꿈같은 날이었죠
목련꽃 앞서 피는 사월이 벅차 올라
찬란한 빛이 오를 오월이 가까우면
어머니 부재중이던 빈자리가 환합니다
2025. 4월 4일
넷플렉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
감상 후 짓게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