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소중한 것으로
20240731 장영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으며 추억으로 남는 기억일 수도 있겠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뭘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참 의미가 있다. 나를 돌아보며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건 거울을 들여다보며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과 같다.
버리지 않는 것은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어서다. 버리지 않는 것은 욕심 때문이 아니라 지난
세월의 기억을 놓아 버리지 못하는 미련이라고 굳이 해명해 본다. 그것들을 치우고 난 빈자리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
모두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두려운 건 어쩌면 심리적인 현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은 작고 미미하다.
낡아서 오래되고 남에게 줄 수도 없는 하찮은 것으로 자랑할 수도 없는 것들이다.
오래된 사진, 시와 낙서가 적힌 일기장을 비롯해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는 나의 모든 것
들이다. 유형적이고 무형적이기도 한 내게 소중한 것들은 내가 살아온 지난 세월 동안의 증거품이므로.
40년 전의 일기장을 열면 순수했던 이십 대의 나를 만나고, 그 시절로 돌아가 행복해진다.
90년대 쓴 “영적 일기장”이란 제목을 붙인 노트엔 진실한 면모가 엿보이며 나름 진리를 추구하던
모습이 보이며 10년 전쯤 회원들과 함께 치른 행사 때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추억 속에 즐거워진다.
글을 마무리하며,
나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환경, 사람, 일이 시간과 엮여 짜인 것이 나의 인생이라면
매일의 일상을 함께하는 손때 묻은 자질구레한 이것들은 내겐 참으로 소중한 것들이다.
타인은 절대로 공감할 수 없는 나만의 시절의 끈끈한 사연이 담긴 도자기 찻잔. 접시에 서려 있
는 우정과 사랑의 역사를 떠올리며 사는 것은 힘의 원천이 된다.
홀로 있어도 늘 푸근하고 아늑한 건 그로부터 의미를 얻고 사는 나만의 생활방식인가 보다.
그래서 아직은 이 모든 것을 정리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또 다는 의미로 다가오는 때가 오리라 믿는다면 아니 이 모든 소중한 것들을 미련없이 온전히 떠나보낼
때가 온다면 그때는 이렇게 말하게 될 것 같다.
‘친구들이여, 나는 이제 정말로 자유롭습니다. 이제야 나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으로 앞으로 나아갈 길에 징검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나를 내려놓겠습니다
저를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끝